인간의 모든 행동은 인센티브에 의해 좌우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하물며 인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여기서 칭찬은 일종의 ‘인센티브(incentive)’다. 인센티브가 주어질때(또는 그 정도가 변할 때) 인간의 행동도 변하기 마련인데, 그 변화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이 인센티브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가령 착한 일을 한 학생에게 상을 주었을 때, ‘왜 상을 주냐?’고 화낼 학생은 아무도 없다. 목표 이상의 영업실적을 달성해서 보너스를 받은 직장인 중에서, ‘보너스 받은 게 짜증이 나 회사를 때려치우겠다’고 투정부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렇듯 모든 사람은(적어도 제정신이 박힌 사람들이라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인센티브를 받으면 기뻐한다. 그리고 이를 유지하거나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고자 일을 더 잘하려고 애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인센티브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주의뿐 아니라 공산주의 경제체제에서도 인센티브는 중요하다. 제임스 가와트니(James Gwartney)와 리처드 스트라우프(Richard Stroup)가 쓴 <What Everyone Should Know About Economics and Prosperity>라는 책에는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례가 나온다.
구소련 체제에서는 한때, 생산한 유리 무게를 기준으로 유리공장 경영자와 노동자의 성과를 평가했다고 한다. 그 결과 대다수 유리공장에서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두꺼운 유리만을 생산하게 되었다. 어찌나 두꺼웠는지 그 유리를 통해 밖을 내다볼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당국은 평가 기준을 면적으로 바꾸었다. 유리의 생산면적이 넓을수록 좋은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유리공장들은 유리를 최대한 넓게 만들려고 애썼고, 그 결과 유리가 너무 얇아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졌다. 이렇듯 공산주의 경제체제에서도 인센티브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데, 하물며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그렇다면 인센티브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시대나 개인의 성향 또는 사람들의 관계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어떤 때는 명예가 인센티브일 것이고, 지위나 사랑 심지어 무보수로 남을 도왔다는 심리적 만족감도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볼 때 우리에게 가장 화끈한 인센티브는 역시 ‘돈’이다. 언제부터인가 부모님의 환갑 선물로도 현찰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하니 역시 돈이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삭막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그게 바로 현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돈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표현하는 건 너무 천박한 것 아니냐’며 따질 이들이 엄청나게 많을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업을 가장 천한 것으로 여기던 과거 사농공상의 유교문화 영향 탓인지 ‘돈’을 노골적으로 밝히는 것에 대한 일말의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좀 더 고상한 말로 바꿔 쓴다. 바로 ‘이윤’이다.
그렇다면 말을 바꾸어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사람들은 ‘이윤’이 생기는 쪽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인간 행동 변화의 상관관계를 정리하고 분석한 것이 경제법칙이며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다.
경제학은 수요・공급 법칙에서 시작해서 수요・공급 법칙으로 끝난다
경제학에서 인센티브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모름지기 경제학을,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 과정과 그 관계를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과정과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가 바로 인센티브다. 참고로 경제주체는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가계, 기업, 정부를 일컫는다. 여기서 인센티브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행동변화가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정리한 것이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교과서나 뉴스 등을 통해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 한 용어다.
웬만한 경제 변수나 경제 법칙을 설명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수요・공급의 법칙’이다. 사실 경제학은 수요・공급 법칙으로 시작해서 수요・공급 법칙으로 끝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