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고물가 환경과 금리인상, 경기 침체로 이어질까?

고물가 환경과 금리인상, 경기 침체로 이어질까?

과거 사례를 참고해 보면 고물가 환경이 즉각적으로 강한 수요 위축을 야기하지는 않았다. 인플레 압력이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는데는 몇단계의 과정을 지나야 했다. 물가 상승률이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올렸던 지난 1980년대 후반 사례를 상기해 보자.

당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진행되었던 배경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삼저 호황에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반됐고 통화 긴축이 단행돼야 했다. 그런데 1987년 블랙 먼데이 사태 해결 방법으로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선택했다. 이는 자산가격 급등을 야기했고, 물가 상승률은 더욱 높아졌다.

결국 인플레를 잡기 위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는 빨라졌다. 호황기를 거쳐 2019년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는 와중에 코로나 사태를 맞으며 재차 천문학적 규모의 완화적인 정책을 펼쳤던 최근과 닮은 모양새다. 사이클 후반부에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높아진 점 또한 비슷하다.

1980년대 후반 금리 인상과 1990년대 초 경기 침체 vs 현재
1980년대 후반 금리 인상과 1990년대 초 경기 침체 vs 현재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불구, 경기 침체가 쉬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금리인상 시작부터 경기 침체 진입까지 2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었다.

(1) 1988년부터 이어진 1년간의 금리 인상 결과,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둔화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확인됐다. 연준은 긴축 속도를 조절하며 금리 인상은 중단됐다. (2) 1989년에 접어 들어서야 미국 경기는 ISM 제조업 지수가 50 이하로 하락 하는 불황기에 진입했다. 이 때부터 금융기관 부실 문제가 크게 부각된다. 당시에는 저축대부조합의 줄도산이 문제가 됐다. 동시에 타이트했던 고용시장에 변화가 생기며 실업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3) 결국 ‘90년 중반, 주식시장과 주택시 장이 모두 무너지며 침체기가 도래했다. 걸프전이 침체의 골을 깊게 했다.

우리는 이제 겨우 두차례 금리 인상을 거쳤다. 하반기 경기 침체기에 진입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1) 상기했지만 하반기 디스인플레이션이 확인될 공산이 크다. 이는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2) ISM 제조업 지수로 확인되는 수요 센티멘트는 아직 양호하다. 고용시장 역시 유례 없이 타이트하다. (3) 주식시장의 내상은 크나,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아직 하락 시그널이 포착되지 않았다. 금융기관 부실 문제도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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