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는 팬데믹발 수요 충격 이후 복원 과정에 돌입했다. 국가별 차이는 존재하나 GDP, 이익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 성장률 둔화를 넘어 침체 우려가 만연해 있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경기 확장 지속에 갖는 확신이다.

과거 경기순환주기는 통상 30~40개월 확장, 10~20개월 수축을 아울러 40~50개월의 주기로 반복돼 왔다. 이례적인 경기 위축이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4년 상반기까지 경기 확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정부 정책 / 재고순환 / 금리 / 물가 사이클 모두를 감안한 결과이다. 다만 지금 목도하고 있는 물가 상승 국면이 이례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고물가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 완화 이후 빠른 수요 회복과 더딘 공급 확장 간 간극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야기된다.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의 위험 선호 심리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적당한 수준을 벗어난 높은 인플레이션은 수요 위축, 통화정책 긴축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실물과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야기한다.
이번 사이클에서 미국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90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3% 대를 넘어섰다. 가히 고인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것이 더욱 낯선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의 구조적 디플레 압력을 뚫고 발생했으며, 일시적일 것이라는 기대 역시 저버렸기 때문이다.
현 시점의 인플레이션은 (1) 화폐수량, (2) 수요, (3) 공급 측면 모두에서 진행중이다. 특히 그린플레이션, G2 분쟁 및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구조적 인플레이션 위협으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