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지면 필요한 발전소 캐파가 늘어나게 된다. 2020년 기준 글로벌 발전소 캐파 7,795GW, 발전량은 26,778TWh이다. 탄소중립 달성 시나리오 기준 2050년은 캐파 33,415GW, 발전량 71,164TWh로 증가할 전망이다. 캐파는 4.3배 증가하는 반면 발전량은 2.7배만 늘어난다. 이는 재생에너지 가동률이 낮기 때문이다. 발전원별 일간 가동시간을 고려한 발전이용률은 화석연료가 50~70%이다. 화석연료 발전소는 원료를 구비해놓고 수요에 맞춰 가동 가능하다. 반면 태양광은 하루 3시간 발전해 발전이용률이 18%, 풍력 30%로 낮다. 재생에너지는 자연 환경에 따라 발전한다.

발전소가 늘어나는 만큼 생산된 전력을 운반할 전력망(그리드) 투자도 중요하다. IEA에 따르면 탄소중립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관련 투자 중 재생에너지가 53%, 그리드가 35%를 차지한다.
그리드 투자가 많이 필요한 이유는 재생에너지 투자와 더불어 노후화된 기존 그리드의 현대화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화석연료 발전소 대비 5배 가량 많다. 문제는 수많은 발전소를 수요처 주변에 대량으로 건설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 전력발전 방식은 중앙 집권적 방식으로 유틸리티사들의 통제하에 대규모 발전소가 건설된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발전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적합한 곳에 건설해야 한다. 또한 면적당 발전량이 화석연료 대비 낮아 더 넓은 지역에 건설될 것이다. 산발적으로 지어진 다수의 발전소를 모두 연결해야하는 만큼 전력망 투자 규모도 확대되야 한다.

미국 최대 그리드 운영회사인 AEP는 10년내 운영중인 그리드의 30%가 제품 수명인 70년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전체 그리드에서 50~80년 정도로 노후화된 그리드의 1/4(8만 마일)을 교체, 재건축,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20년간 매년 1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그리드에 연결 대기중인 발전소만 2021년에 600GW를 상회하며 98%가 태양광, 풍력, 배터리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소다. 2021년에 가동을 목표로하는 발전소가 아니라 3~5년뒤 가동을 목표로 하기위해 미리 허가를 받는 물량도 포함되어 있다.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하는 Canadian Solar는 확보된 계통연계 프로젝트가 미래 성장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것으로 말한다. 태양광과 배터리 파이프라인 합산 57GW 중 계통연계 가능한 불량이 이미 29GW이다. 이러한 발표 자체가 실제 발전소에 투자하는 회사들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에 상장된 유틸리티 회사들의 CapEx에서 발전이 24%를 차지한는 반면 송 전 20%, 배전 32%로 그리드 투자 비중이 더 크다. 글로벌 관점에서 IEA는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전력 인프라 투자액이 2023~2030년 연평균 21,000억 달러이며 그 중 재생에너지 발전소 11,000억달러, 그리드 7,300억달러이다. 유틸리티사들은 직접 발전소를 투자하는 것 외에 디벨로퍼들에게 매입하기 때문에 그리드 투자비중이 크지만 그리드 투자 필요성은 전세계적으로 높다.
그리드 노후화 문제는 민간 피해로도 이어진다. 미국의 연평균 정전 시간은 5시간이며, 최근 빈번한 이상기후로 인해 증가하는 추세다. 시민들의 전력 인프라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주택용 태양광 수요로 이어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루프탑 태양광 수요가 높은 캘리포니아 주는 지상 전력망이 빈번한 화재로 손상 되는 일이 잦다.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간헐성을 고려하면 전력망의 혼란은 가중될 것이다. 간헐성은 기후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의 특성이다. 태양광은 오후 2~3시, 풍력은 저녁시간대에 주로 발전하지만 이마저도 기후에 따라 변동된다.
태양광 발전소의 확산으로 발전 소비패턴도 변화하는 중이다. 전력수요 곡선은 낮 시간대에 최대치를 기록 후 오후에 하락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으로 자체 전력소비를 하기 때문에 전력수요 피크 시간대가 오후 5~8시대로 변하는 추세다.
전기차 확산도 전력 수요의 불규칙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전기차는 주료 밤에 충전하기 때문에 퇴근 후 충전수요가 집중된다. 현재 전기차 보급률이 낮아 전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낮다. 하지만 주요 국가들의 내연기관차 판매중단 정책과 함께 전기차 보급률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의 전기차 전력수요 비중은 2020년 0.1%에서 2050년 10.2%로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건설될 전력 인프라는 분산 발전원의 통제와, 전기차로 인해 변화할 전력수요 패턴에 대응해야 한다.